2011년 2학기 사회보장법 과제로 제출했던 보고서를 손질해서 올립니다. 본래는 인터뷰 과제였으나 인터뷰 내용은 모두 삭제하고 재편집했습니다. 인터뷰를 도와주셔서 영감을 떠올리게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Ⅰ. 탐구의 배경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는 젊은이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어른을 부양해야 하는 만큼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귀하고 포기할 사람이 없다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제 소수의 승자만이 안전한 생활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잠재성과 소질을 계발하도록 노력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버려지는 사람이 없는 사회, 개개인을 존귀하게 여기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야말로 ‘개인보장’에서 나아가 ‘사회보장’을 지향하는 이유이다. 이런 맥락에서 청년층이 시혜적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의 주체로 보아야 한다. ‘청년층을 위한 사회보장’을 궁리하면서 실업급여와 대학 등록금 문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대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Ⅱ. 구직급여에 대한 비판적 고찰

 1. 수급자격자의 문제

실업자 중에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의 비율인 실업급여 수혜율은 2010년 실업자 수는 920천명, 평균 실업급여 수혜자는 360천명으로 실업자 10명 중 약 4명이 실업급여를 수급하고 있으며, 연간 수혜율은 2004년 20.1%, 2006년 26.8%, 2008년 35.4%, 2009년 42.6%로 꾸준히 증가하다 2010년 39.1%로 낮아졌다(한국고용정보원, 『2010년 고용보험통계연보』, 2011, 46쪽). 실제 실업급여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적음을 알 수 있다.


2010년 3월 기준 종사상 지위별 실업급여 현황을 보면 상용직 근로자의 수급률이 37%인 반면,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7.2%, 2.3%로 크게 떨어진다. 이는 상용직의 보험 미가입률이 9.0%인데 비해 임시직과 상용직은 46.9%, 61.6%에 이르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10인 이상 사업장의 가입률이 60%를 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25.3%에 불과하다. 고용형태 상으로 정규직(가입률 67.2%)과 비정규직(42.1%)의 차이도 문제지만 영세 사업장 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과 별 다를 바 없는 처지다(프레시안, "저임금·임시직 노동자에게 실업급여는 '그림의 떡'", 2011. 4. 7.).


2009년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지만 보험료 부담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고(45.0%),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는 등 이직사유를 충족시키지 못하고(22.9%), 고용보험에 가입하더라고 180일 이상을 일해야 하는 피보험 단위기간을 충족(11.1%)시키지 못한 관계로 실직한 임금근로자 중 실업급여 혜택을 받은 사람은 11.3%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세 가지 대표적인 사유는 고용보험의 허점으로서 어떻게 보완해나갈 것인지 사회적인 관심을 모아야 한다.


이런 문제 제기가 지속되자 18대 국회 들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들이 제출되었다. 수급대상 확대, 청년 구직자로 대표되는 신규 실업자에 대한 배려, 구직급여 비자격자로 분류되는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요건 완화, 피보험 단위기간 완화, 구직급여액의 증액과 지급기간 연장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청년층의 사회보장과 관련한 문제는 법률상 보장되는 권리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입법론의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용보험 가입률 통계를 나이대별로 보면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29.3% 이래 2010년 21.4%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구직급여와 국한해서 살펴보자면 수급대상자를 넓히려는 다양한 문제제기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고용보험 개정에 대한 그간의 입장 가운데 하나가 반영되어 2012. 1. 22. 시행하는 고용보험법(법률 제10895호, 2011. 7.21, 일부개정)은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개선하기 위하여 자영업자도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근로자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50인 미만 근로자를 사용하는 자영업자가 희망하는 경우, 본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의 실업급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정규직 임금근로자를 이념형으로 구성한 현행 법제의 수급대상 확대의 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수급대상이나 수급요건의 문제를 제기하며 고용보험을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에 준하는 전국민적 사회안전망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우 실업보험, 노동보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실업급여를 유지하되 공공부조의 성격을 가미한 실업부조제도를 통해 실업급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주장 등이 제시되고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을 주장하는 경우에도 저소득층이나 근로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보험료 감면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양자는 실질이 유사하다. 어떤 방식이 되었든 자기 책임, 자기 부담의 원칙이 지배적인 현행 제도로는 다양한 고용 형태와 개별적인 사정들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고용보험제도가 헌법상 생존권과 근로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적극적인 입법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이바지하길 촉구한다.


 2. 이직사유의 문제

고용보험법 제2조 제2호는 “이직(離職)”이란 피보험자와 사업주 사이의 고용관계가 끝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직장을 옮기거나 직업을 바꾼다는 뜻의 이직(移職)과 혼동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하간 고용보험법 제58조 제2호는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피보험자로서 전직 또는 자영업을 하기 위하여 이직한 경우 등을 급여 제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직사유의 허위기재 및 진술은 부정수급행위의 유형에 해당한다.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로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별표2가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수급자의 구체적인 사정을 감안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2010년 자발적인 이직사유는 기타 개인사정이 44.3%, 전직, 자영업이 11.4%, 결혼, 출산 등이 1.6%, 징계해고 0.1%로 도합 57.5%였고, 비자발적 상실자는 41.9%였다(한국고용정보원, 『2010년 고용보험통계연보』, 2011, 34쪽). 10명 중 6명 정도가 고용보험에 가입해 있고, 가입자가 실업자가 될 경우 10명 중 6명이 이직사유로 인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자발적인 이직사유에 대한 제한은 구직급여가 사회보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실업의 예방과 고용의 촉진을 하겠다는 고용보험법의 목적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자발적인 이직사유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 형식적으로는 비자발적 이직이지만 실질적으로 자발적인 이직인 경우는 비일비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령 야근이 많다는 이유로 비자발적 이직으로 분류되었더라도 오래 전부터 이직할 계획이 있는 사례처럼 평가하기 곤란한 경우가 적잖다. 이직사유 허위기재에 따른 부정수급을 단속하기 위해 막대한 행정비용을 투입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직사유와 관련해 사업주의 의무 불이행도 문제가 된다. 병역특례의 경우 사업주와 사이가 좋으면 비자발적 이직사유로 인한 피보험자격 상실로 처리해주고, 사이가 좋지 않으면 자발적 이직사유로 처리해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증언을 접할 수 있었다. 중소 사업장에서는 온정주의 탓에 비자발적 이직사유로 처리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직사유의 엄격한 제한은 고용촉진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고용보험의 재정을 보전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상당수 외국은 자발적 이직자라 하더라도 3~4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되, 엄격한 구직 활동과 직업훈련을 전제로 실업급여를 제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가령 영국 1~12주, 일본 3개월, 스위스 6~12주, 독일 12주, 프랑스 4개월, 덴마크 5주 등이 그 예다(천웅소, 「<고용보험법> 개정: 고용보험 확대 및 구직촉진수당 도입」, 『월간 복지동향』 제155호, 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 2011. 9, 10쪽). 우리도 일정 유예기간을 두고 지급하거나, 비자발적 이직자보다는 낮은 수준의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자발적 이직자의 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3. 수급액과 수급기간의 문제

구직급여의 수급액이 적고 수급기간이 단기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 유연화가 심화되는 추세와 연동하여 실업급여가 확대되지 않은 문제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윤진호 인하대 교수가 덴마크와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과 소득안정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과 덴마크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득안정성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지수는 큰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소득안정성을 살펴보면 덴마크(78%)와 달리 한국의 실업급여 수급자의 소득대체율은 43%에 그치며 평균 수급기간도 4개월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실업급여 지출액의 비중도 0.24%로 덴마크(2.66%)의 10분의 1 수준이다(한겨레, “한국 고용엔 ‘유연성’만 있고 ‘안정성’은 없다”, 2009. 9. 1.). 실업은 쉽고 취업은 어려운 구조에서 구직급여의 수급액이나 수급기간의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고용보험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관장하면서도(고용보험법 제3조), 국가의 부담분이 전체 기금운영비의 0.11%에 불과한 것은 국가의 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OECD의 2011년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2009년 기준)은 비교대상 31개국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실업 후 5년 간 평균 소득대체율은 6.6%로 OECD 평균(29.9%)의 1/4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용보험 확대 및 실업부조 도입 연대회의, 「OECD, 2011년 고용전망 보고서에 대한 논평」, 2011. 9. 16.). 이와 더불어 수급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수급기간마저도 짧다는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이처럼 현행 고용보험 제도는 수급요건을 엄격히 함으로써 사회보장이 필요한 모든 국민에게 위험을 경감시켜주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보편성 측면에서 취약하다. 또한 이렇게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실업급여의 액수나 기간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준으로 보장된다고 보기는 힘들어 적절성 측면에서도 취약하다. 보편성과 적절성을 갖추지 못한 고용보험 제도의 대대적인 개정이 요청된다.

 

Ⅲ. ‘적직(適職)을 선택할 자유’의 보장하는 고용보험

고용보험법은 단순히 구직 활동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적성 및 능력에 상응하는 직업을 수행하는 상태를 보호”하는 쪽으로 설계해야 한다(전광석, 『한국사회보장법론』, 2010, 452쪽). 즉 실업 예방, 고용 촉진, 실업자의 생활안정, 구직 활동 촉진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에만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일생에서 적합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편으로 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근로’는 ‘인간의 존엄에 걸맞은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이 구비된 근로’이어야 할 것이고 동시에 ‘근로자의 능력과 의사에 부합하는 근로’일 것이 요구된다고 하면서 ‘적직(適職)’이라는 개념에 동감한다(노호창, 「헌법상 근로권의 내용과 성격에 대한 재해석」, 『노동법연구』 제30호, 서울대학교 노동법연구회, 2011, 133쪽).


청년층이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 활발하게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권장할 일이다. 청년층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현상으로 청년층이 왕성하게 직업을 탐색하는 행태에 기인한다. 특히 생애 첫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에게는 적직을 선택할 자유를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 적직에 대한 사회제도적 지원은 다양한 종류의 능력이 존중받고, 청년층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고용보험법이 ‘방황할 시간’ 같은 여유를 용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종신고용이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한다는 개념이라면 평생고용은 직장을 몇 번 옮기더라도 일할 나이까지는 계속 밥벌이를 해나갈 수 있다는 개념이다. 종신고용을 보장하는 시대가 지났더라도 평생고용을 달성하는 사회는 만들어 내야한다. 평생고용을 위해서는 청년층에게 적직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하고,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적직을 선택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 ‘자발적으로 이직할 권리’를 인정할 것을 주장한다. 현행 고용보험법의 틀을 유지하더라도 생애 첫 직장을 찾는 청년층에게 한시적인 특권(!)을 부여해줄 필요가 있으며, 적합한/적정한 직장을 찾기 위한 투자를 장려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고용 촉진이 될 것이다.


 

Ⅳ. 대학 등록금에 대한 비판적 고찰

 1. 사회보장으로서의 등록금

사실 적직을 선택하는 제약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상당수의 청년들이 대학 재학 중에 진 학자금 빚 등으로 말미암아 가능한 한 빨리 소득을 얻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조급하게 취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 직장을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출발함으로써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서부터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층 고용 문제는 대학 등록금과 밀접하게 연관 지어 생각해보아야 한다. 대학진학률이 80%가 넘고 대학생이 300여만 명인 한국 사회에서 청년층에 대한 사회보장을 설계할 때는 대학 등록금과 연계하여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반값 등록금은 국가의 부담을 늘리면서도 학생 관련 예산이나 시설 예산이 급격한 감소를 맞지 않거나, 부수적으로 학생이나 학교의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부담은 늘리지 않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2011년 11월 13일 서울시립대학교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재학생 10,118명중 2,575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학부생 2,123명, 대학원생 452명). 이는 2009년 대비 4.9%(314명)로 상승한 것이다. 국공립대학교 중에서도 등록금이 저렴한 서울시립대학교의 경우에도 학생 4명 중 1명 이상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학 등록금이 사회문제로 대두할 수밖에 없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시민일보, “서울시립대생, 10명중 3명 학자금 대출”, 2011. 11. 14.).


대학 등록금의 인상률이 높았던 200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개인이 부담하는데 한계가 봉착했기 때문에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등록금 문제는 협의의 사회보장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머잖아 사회보장의 영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을 통한 재분배 기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대학 등록금의 인하는 사회보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학생의 대다수를 차지할 20대 초중반의 청년층에게 국가가 해줄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과제로 설정해볼만 하다.


 2. 등록금 이슈를 넘어

고용보험이 20대 후반의 문제라면, 대학 등록금은 20대 초중반의 문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실업급여도 무한정 늘릴 수 없듯이, 등록금도 무한정 낮출 수는 없다고 본다. 고용보험 같은 사회보험조차 제 기능을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반값이나 무상이라는 구호는 다소 공허하게 들리며 사회보장의 확대 단계에서 비약이 느껴지기도 한다. 반값 등록금이나 무상 교육에 대한 담론들은 공적 부조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는 만큼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


대학 등록금 인하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20%의 고졸자를 생각해야 한다. 대학 진학자보다 일찍 취업전선에 뛰어든 고졸자를 위해 구직 활동 지원을 마련하는 것이 한 예다. 또한 고학력화로 인해 대졸자뿐만 아니라 석․박사 학위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도 또 다른 검토 대상이다. 대학생의 생활과 실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책들이 개발되고 있는 반면 대학원생의 생활이나 실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결력과 교섭력이 약한 대학원생의 경우 등록금 문제의 사각지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에 의하면 석․박사 학위 취득자 규모가 2000년 53천 명에서 2005년 77천 명, 2009년 86천 명으로 지난 9년간 약 60% 이상 증가하였고, 학부 졸업생 대비 석사 졸업생의 비율도 1990년 11.9%, 2000년 22.0%, 2005년 25.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반대학원 졸업생의 정규직 취업률이 62.8%(2006)→61.0%(2007)→60.5%(2008)→54.0%(2009)으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으며, 일반대학원 졸업생의 전체 취업률도 81.9%(2006)→81.7%(2007)→81.6%(2008)→79.9%(2009)로 매년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에, 일반대학원 졸업생의 비정규직 취업률은 14.8%(2006)→15.8%(2007)→16.8%(2008)→21.5%(2009)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박상현․송창용, 「석박사 고급인력의 취업실태 분석 및 정책과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보고서』 2010. 3. 11, 1쪽).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수익자 부담 원칙이 강화되는 것은 수긍할 수 있지만, 등록금 인상 억제나 장학금 확충을 위해 고등교육법 제7조 제1항 소정의 국가의 재정 부담을 늘리는 것 또한 교육의 공공성과 평생교육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다. 대학생, 대학원생에게는 등록금 인하나 인상률 억제만큼 훌륭한 사회보장을 찾기 어려운 만큼 복잡하게 생각할 여지도 없다고 하겠다. 다만, 등록금 부담 경감의 혜택을 일정 기간만 지급하여 5학년으로 대표되는 만년 대학생의 문제를 예방할 필요도 있다.


2011년 11월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가 고등학교 의무교육에 대한 논의가 오갔듯이 청년층 사회보장과 관련해서는 고등학교 의무교육까지 병행해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교육을 사회보장의 영역으로 포섭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의무교육은 간과할 수 없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반값 등록금에 매몰되기 보다는 “고등학교 의무교육-고졸자 취업 추가 지원-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대학원(전업학생 위주) 지원방안 모색”이라는 일련의 틀에서 접근하는 것이 좀 더 합의 가능한 대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Ⅴ. 두 가지 제안 - 청년수당과 등록금 부담 경감

청년층에게 고용과 관련해서 세 번 정도의 청년수당을 지급할 것을 제안한다(정책화 단계에서는 시기와 횟수를 적절하게 조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졸자가 구직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열악한 지위를 감안하여 교육훈련을 지원하거나 급여의 횟수를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간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미취업 대학 졸업생 지원 프로그램으로 채용지원과 교육훈련 지원 사업이 시행된 바가 있으나 체감 효과가 크지 않았다. 차라리 현금 급여를 통해 국가의 보장을 명시적으로 드러내어 수급한 청년층에게 적직을 선택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주고, 좀 더 의욕적으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


청년수당으로 명명하기는 했지만 독창적인 개념은 아니고 고용보험기금이나 별도의 재정을 통해서 세 번째 직장을 잡을 때까지는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구직급여나 구직촉진수당 등을 수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자는 정도의 내용이다. 첫 직장을 잡을 때나 이직을 할 때 경제적 사정에 쫓기지 않고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부여함으로써 적직을 선택할 자유를 간접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취업과 이직의 공포를 경감해줌으로써 청년층이 좀 더 숙고하여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탐색할 기회를 열어준다면 오히려 이직을 줄일 수도 있고, 직업 만족도는 높일 수 있다.


기존 실업급여 체계와의 충돌이 우려된다면 현재는 구직급여의 수급대상이 아닌 첫 번째 직장을 얻을 때까지의 기간과 비자발적 이직으로 인한 실업에 대한 급여수준을 현행 구직급여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급하는 방안으로 디자인하면 될 것이다. 청년수당은 실업급여 확장이나 실업부조 도입을 통해 적직을 위한 구직 활동을 단념하지 않도록 유도하여 실망 실업자 등의 비경제활동인구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세 가지 사유를 개선하여 청년층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에게 고용안전망을 두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우선 타협 가능하고 단기적으로 시급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청년수당이라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보았다.


청년층의 사회보장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고, 결국 일정 부분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만 실현 가능한 주장들이 대부분이다. 복지국가 원리를 실현하기 위해서 ‘재분재의 역설(paradox of redistribution)’이라는 가설이 시사점을 준다. 이는 가난한 계층에게 선별적으로 복지를 시행할수록 재분배효과가 나빠지고, 중산층을 포함하여 보편적으로 복지를 시행할수록 재분배 효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산층을 포함한 보편 복지를 시행하면 중산층이 증세에 찬성하여 복지 규모가 늘어나고, 선별 복지를 시행하면 중산층이 증세에 반대하여 복지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이런 역설이 발생한다고 한다(강남훈, 「반값 등록금과 대학개혁」, 『내일을 여는 역사』 제44호 2011. 9, 95쪽). 한국 정치 현실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가설을 응용하자면 청년층은 담세능력이 낮으므로 주된 납세자 계층이 증세에 동의하려면 복지의 혜택이 가급적 고르게 전달되어야 설득력을 높일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청년층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대학생 집단이 반값 등록금의 가치를 다양한 방식의 사회보장으로 구현하는데 얼마나 관심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다. 대학생이 되기 전에 고등학생이며, 졸업반 때는 취업을 준비해야 하며, 대학원으로 진학할 수도 있는 만큼 위험부담을 분산하는데 인색하지는 않을 것이라 낙관적으로 예상해본다.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에게는 청년수당을, 학교 진학을 한 청년에게는 등록금 부담 경감이라는 두 가지 사회보장만으로도 청년층의 위험부담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국가는 고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단계별로 적정한 보장을 안분함으로써 수혜자의 범위를 꾸준히 유지하도록 하여 각계각층의 국민의 여론을 형성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비용 추계를 통한 재원 조달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 청년층의 사회보장과 관련해 유력한 대안들은 이미 많이 제시된 만큼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에 옮겨야 할 때다..

 

Ⅵ. 입법 수요에 대응하는 사회보장

청년층을 조망한 사회보장 가운데 청년수당과 등록금 문제만을 살펴보았는데도 복잡한 변수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미시경제학 용어를 빌리자면 일반균형분석(general equilibrium analysis)의 관점에서 어느 한 사회보장제도의 개편으로 인해 다른 영역의 사회보장에 미칠 파급효과와 상호작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이 앞으로 좀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기조가 국민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때인 만큼 정책결정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다양한 계층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를 하려는 태도를 연마하면 좋겠다.


사회보장법 영역에 대한 입법 수요는 폭증하고 있고 여느 법령에 비해 빈번하게 제․개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열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보장법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교법적인 고찰이나 최신 통계 수치, 국민 여론의 동향에 대한 자료의 축적이 필수적이다. 사회보장을 둘러싼 사안이 터질 때마다 각자의 ‘해석’이나 ‘의견’만을 내세워 갈등을 증폭하기 전에 차분히 ‘사실’을 축적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 [無棄]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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