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 있는 ‘네티즌이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의 문서를 읽어보았다. 50개 항목이 문답식으로 정리되어 있었는데 다 읽고 나니 졸지에 범법자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익구닷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여러 칼럼을 수집하는 펀글 전용 게시판이다. 대부분 출처가 신문 칼럼이니 신문사나 칼럼니스트, 기자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셈이다. 저작권 상식 문서 본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개인 홈페이지에 출처를 표시하고 이용하더라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코멘트에 올린 첨부자료 참조).


이미 익구닷컴에는 수백 편의 남의 글이 있다. 좋아하는 타인의 글을 멋대로 퍼온 것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냥 문서 파일로 나 혼자 보관만 해도 될 것을 이렇게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은 좋은 글은 나눌수록 더 가치가 커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저작권법은 친고죄로 되어 있어 저작권자가 고소하여야 비로소 책임을 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범법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고소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아슬아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글을 기왕이면 가감 없이 게재하여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좋은 글을 나눠준 많은 네티즌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었기에.


여러 칼럼니스트가 빈곤층에 위한 정책을 논하는 글, 성차별 문제를 고찰하는 글, 병무행정 개혁을 촉구하는 글, 사회 고위층의 불법적 행태를 고발하는 글 등등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더라도 이를 퍼가는 사람은 저작권법상 범법자가 될 소지가 크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글들이 정작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널리 읽는 것이 어렵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글쓴이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이 글을 읽고 공감해주기를 바라겠지만 그의 글이 해당 신문사 홈페이지에만 갇혀있게 되는 셈이다. 네티즌들이 맨날 그 사이트 찾아가 확인하고, 퍼가기 위해 일일이 허락 받을 만큼 한가한 사람들은 아니다.


무고한 네티즌들이 줄줄이 범법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저작권법의 억지 적용에 동감하지 않는 많은 논객들은 자신의 글을 영리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자유로이 퍼가서 쓸 수 있다고 공지해주기 바란다. 특히나 좋은 글을 많이 써주시는 분들일수록 더욱더 말이다. 이 글 퍼가도 되겠습니까라는 문의를 해야하는 독자나 괜찮다고 답변하는 글쓴이나 피차간에 피곤할 뿐이다. 이제 글 쓰는 사람은 읽는 이가 자신의 글을 합법적으로 나눠보고 토론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하는 우스운 상황이다.


여하간 저작권 보호라는 미명 하에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나 커뮤니케이션 권리 등이 침해되는 것은 불만스럽다. 인터넷 문화의 핵심인 문화적 교류의 편리함을 이런 식으로 규제한다면 국가보안법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일상적으로 작용하는 통제 메커니즘이 될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끝끝내 존속시키고 있는 국회가 이번에는 정보보안법(?)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한가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억지스런 족쇄를 가만히 보고 있을 사람도 아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이 배웠고 지적으로 성숙해졌다. 우리를 우습게 보지 마시길.^^ - [憂弱]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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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우범생 2005.02.28 10: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첨부자료> 네티즌이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 中

    <신문 기사를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 올리는 것은 허용되는가? 출처를 표시한 경우에는 어떠한가?>

    신문 기사는 그것이 사설이나 논평 또는 칼럼인 경우에는 물론 일반 보도 기사나 스포츠 기사인 경우에도 저작물로 인정된다. 다만, 우리 저작권법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비보호저작물로 규정하여 저작권 보호를 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신문의 부고 기사, 인사 기사, 모임 기사, 기관의 동정에 관한 기사, 6하 원칙에 의하여 작성한 사건사고의 단신 등은 저작권자 허락없이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다.

    단순사실에 불과하지 않는 신문 기사를 인터넷에 게재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해당 신문사 또는 신문 기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대부분 신문사의 허락).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개인 홈페이지에 출처를 표시하고 이용하더라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 “퍼온 타인의 자료가 저작물인 경우 저작권법상 인용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라는 것이다.


    <저작물 등을 다른 웹사이트, 카페,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 올리는 행위가 저작권 침해행위인가?>

    웹사이트, 카페,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 타인의 저작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타이핑이나 스캔 등을 통해 해당 저작물의 복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사적이용을 목적으로 이러한 복제를 하는 것은 면책되지만, 상기와 같은 경우는 사적이용 목적의 복제를 벗어나는 것이어서 불법이다. 또한 웹사이트,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올리는 것은 전송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권리자의 허락 없이 콘텐츠(음악)를 올리는 것은 전송권 침해가 된다.

    또한 자신이 구입한 음악 CD를 권리자의 허락없이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여 카페 등에 올리는 것도 해당 권리자의 복제권 및 전송권 침해가 된다. 단지, 음악 CD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는 것, 이를 자신의 PC에 저장하는 것, MP3 플레이어에 담는 것 모두 자유로이 허용된다.

    회원들만 듣기 위한 것이라도 회원 가입이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는 경우, 또는 회원가입이 폐쇄적이더라도 가입 회원의 수가 다수인 경우에는 음악 파일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타인의 글을 퍼온다거나 하는 등으로 네티즌들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상에서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 적법한 이용방법은 무엇인가?>

    자신이 직접 작성하여 글을 올리는 경우는 저작권 침해와는 무관하지만, 타인의 글이나 자료를 퍼오는 경우는 저작권법상 ‘인용’에 해당하여야 면책된다.

    타인의 의견이나 자료를 그대로 인터넷에 올리고 소위 ‘퍼온 글’이라고 부르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일반적으로 출처정도만 표시해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지만, 퍼온 타인의 자료가 저작물인 경우 저작권법상 인용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이다.

    저작권법은 인용에 대해서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8228;비평&#8228;교육&#8228;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의 요건 중 가장 문제되는 것은 “정당한 범위”와 “공정한 관행”의 요건이다. “정당한 범위”의 요건은 자신이 작성한 부분과 이용하는 타인이 작성한 부분과의 주종관계를 요구하는데, 자신의 창작 부분이 이용한 저작물보다 양적으로 많아야 하고 자신이 창작한 부분이 이용한 저작물보다 핵심적인 내용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편 “공정한 관행”의 요건은 이용하는 부분은 자신이 기술하는 내용과 관련성 내지 필요성이 있어야 하고 이용한 부분이 분명히 구분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건 외에 출처 표시도 해야 한다. 출처를 표시 않았다고 해서 그 자체가 저작권 침해는 아니지만 출처 표시 의무를 위반할 경우 별도의 처벌 규정이 존재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2. 岳岩 2016.10.07 22: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감사히 모셔갑니다. 논리가 정연하고 사유가 확 트인 말씀에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종종 찾아와서 가르침을 받으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항상 건안하세요~~

  3. 아리수 2017.10.22 08: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글은 사회에 밑걸음이됩니다. 쓸때이미 이점 위와같은의도로 수고해서 썼을것입니다.
    사회에 비료를 주고싶어서 대개글을 쓰는데 글쟁이 전문가나 그런 주인공들은 펌글을 제한한다면
    주소로 표시히라는 <<글주소클릭을 지키는 원칙을 >>링크채로 퍼가는 습성을 고치도록 노력해야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향수병을 앞에서 감상하는것이아니고, 무슨향수인지 먼저 간을 안본채로 글창을 클릭해야하는 불편함은 감수해야되겠지요.

  4. 아리수 2017.10.22 08: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인터넷을 배우고, 정치에 취향이 붙어서 국민 계몽이라는 생각에 동류의 서민층 주로 농민들카페에 특히 정치적인 울분의 글들을 홍익봉사를 한다며 많이도 퍼다 즐겼습니다. 많은 지인들의 글봉사를 샘물로인식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옳지못한것을 알았을때의 찌프트한 습성을 존경하는 유시민님앞에서 맹서해야 되겠군여 --꾸 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