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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30 술은 영양가가 없지만...

서울시의 절전 정책에 따라 공립학교에 다니는 저는 한낮에는 30분 간격으로 냉방이 꺼지는 소소한 고통을 참지 못하는 제 초라함을 한탄하게 됩니다. 맥주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저이지만 이따금 김이 서린 맥주잔이 아른거렸지요. 대학원 졸업시험이 코앞에 닥쳐 왔지만 올림픽 정신 수준으로 참가에 의의만 두게 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만, 수험생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술자리를 멀리하다 보니 잡글로 대신 술 생각을 달래렵니다. 

 

일전에 어느 술자리에서 “술은 영양가가 없지만 영양의 보고(寶庫)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06년 9월경 서울 중구 보건소 자료를 기초로 인터넷 자료를 종합해 술의 칼로리를 좀 살펴보았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회계학에 젬병이었던 저이지만 회계학원리 맨 앞부분에 나오던 회계일반원칙(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 GAAP)은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그 가운데 “효익과 비용간이 균형”이란 것이 나옵니다.

 

정보의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이용자가 정보를 제공받음으로써 얻는 효익이 더 커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100%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보실 만 할 겁니다. 잔류적 수준(residual level) 아래로 오류를 줄이기는 무척 힘들어서 들어간 자원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기 마련이니까요.

 

여하간 충분히 알리바이를 마련해두었으니 재미삼아 참조하시리라 믿고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조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고요, 술잔에 얼마나 따르느냐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소주 1잔 90kcal(50cc)
병맥주 1잔 95kcal(200c)
생맥주 1잔 185kcal(500cc)
캔맥주 1병 150kcal
고량주 1잔 140kcal(50cc)
산사춘, 백세주 1잔 50kcal(50cc)
청하 1잔 65kcal(50cc)
적포도주 1잔 125kcal(150cc)
백포도주 1잔 140kcal(150cc)
막걸리 1잔 110kcal(200cc)
위스키 1잔 110kcal(40cc)
샴페인 1잔 65kcal(150cc)
폭탄주 1잔(맥주+양주) 200kcal

 

초미의 관심사인 소주의 경우 한 잔이 70kcal라고도 하고, 90kcal라는 수치도 있습니다. 최근에 도수가 약해졌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칼로리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고, 아무래도 소주 한 잔을 얼마나 채우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소주잔을 가득 따르지 않으면 70kcal쯤 되는 관계로 소주 1병은 540kcal 정도 되는 듯싶습니다. 여하간 회계학적 보수주의(The principle of conservatism)를 좇아서 90kcal라고 정했습니다.

 

밥 한 공기 열량은 보통 300kcal 내외이며, 삼겹살 1점과 소주 1잔이 140kcal 정도여서 삼겹살 2점과 소주 2잔이 약 300kcal로 밥 한 공기의 열량을 낸다고 합니다. 성인 하루 권장섭취열량은 여성이 2000kcal, 남성이 2500kcal 정도입니다. 기온과 열량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성인 남성의 경우 보통 영상 30도에서 3000kcal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면 열 발산이 많아져 5000kcal까지 필요로 한다고 하네요.

 

흔히 알코올을 ‘텅 빈 칼로리(empty calorie)’라 하는데 이는 단백질이나 비타민, 무기질 등 다른 영양소를 별로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칼로리를 증폭시키는 각종 안주들로 보충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음주에도 파레토 최적(pareto optimum)을 찾아봐야겠어요.^^;

 

술 마신 다음날 배가 고픈 느낌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과음으로 인한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 때문이라고 합니다.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수치가 낮아지면서 끼니를 거른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술로 인한 저혈당은 정상인에서는 일시적 증상이므로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 곧 회복되지만 그 때 또 폭식을 하면 과도한 열량 섭취의 압박은 물론 피로해진 위에도 부담을 주니 유의하세요.

 

술이 칼로리는 좀 적고, 영양가는 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래저래 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랑스런 벗을 어찌 내칠 수가 있을까요. 진수의 『삼국지』 오서(吳書)에는 제갈량의 조카 제갈각(諸葛恪)이 당시 오나라 승상 육손에서 보내는 편지가 실려 있습니다. 거기에 “그 사람의 약점 때문에 그의 장점을 버리지 않았습니다(不以人所短棄其所長也)”라는 아름다운 말로 제 술벗들에게 양해를 구할 따름입니다.

 

이 구절은 비단 술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술 칼로리를 계산하다가 뜬금없이 다짐을 합니다. 당장 제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사람이든, 신념이든, 원칙이든, 제 인연이 닿았던 것을 함부로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요. 제게 열량과 자양분이 되어주시는 여러분들 내내 건승하세요.^-^ - [無棄]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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